과학,의학

배터리가 바뀌고, 우주가 열린다 — 2026년 기술 대전환의 현장

이 파랑 2026. 5. 23. 11:05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와 아르테미스 2호, 지금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나

"기술의 전환은 조용히 시작되지만, 어느 순간 세상을 통째로 바꿔놓는다."

2026년은 유독 바쁜 해다. 수십 년간 연구실에 머물던 기술들이 하나둘 현실 세계로 나오고 있고, 54년 만에 인류는 다시 달을 향해 떠난다. 뉴스를 보다 보면 마치 SF 소설 속 장면이 실제로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은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두 가지 흐름,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우주 산업의 최신 소식을 정리해봤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가 온다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전고체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이 기술은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려왔다. 그런데 이 꿈이 이제 현실 가까이 왔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모두 2027~2029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액화 기체 전해질 기술을 개발 중인데, 물리적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 상황에서도 배터리를 자동으로 안전 상태로 전환시켜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능 면에서도 놀라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 공동연구팀은 덴드라이트 현상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신규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1회 충전 800km 이상 주행, 12분 급속충전이라는 성능을 구현했다. 삼성SDI 역시 컬럼비아대 연구팀과 함께 리튬메탈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새로운 전해질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 학술지 줄(Joule)에 게재했다.

 

배터리와 우주, 의외의 연결고리

배터리 기술은 단순히 전기차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NASA가 추진하는 차세대 우주탐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두 분야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우주에서는 영하 수십 도의 극저온과 강한 방사선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기술이 곧 우주 탐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54년 만에 다시, 달로

우주 분야에서도 2026년은 특별한 해다. NASA는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2' 임무에 따라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오리온 우주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열흘간 달 궤도를 비행한 뒤 귀환할 계획으로, 현재 리허설을 마친 상태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의 유인 달 탐사다.

한국도 이 역사적인 여정에 함께한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우리 기술로 만든 큐브위성 K-Rad Cube가 함께 실릴 예정이다. 책가방 크기의 이 위성은 지구 주변 방사선 영역인 밴앨런 복사대에서 우주방사선을 측정해 방사선이 우주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 우주 산업, 기술을 넘어 시장으로

국내 우주 산업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부가 올해 우주정책의 무게중심을 기술 확보에서 민간 주도 생태계 조성으로 옮기고, 2026년 우주항공 분야 연구개발사업에 총 9,494억원 규모를 투입한다. 누리호도 5차 발사를 준비 중이다. 이번 5차 발사는 처음으로 군집위성을 발사하는 것으로, 초소형 위성 5기가 주탑재 위성으로 실릴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우주 패권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2026년은 미·중 우주경쟁이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민간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어 글로벌 '뉴 스페이스' 시대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마치며

배터리 한 개가 세상을 바꾸고, 로켓 한 대가 인류의 지평을 넓힌다.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와 우주선을 동시에 바꾸고, 한국의 큐브위성이 달 궤도를 날아다니는 시대. 2026년은 분명 오랫동안 기억될 해가 될 것 같다. 기술의 전환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