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기록

직장생활 1만 일 — 이제는 속도를 줄일 때가 됐다

이 파랑 2026. 5. 23. 13:45

내 인생의 절반을 달려온 자리에서 돌아보다

"1만 시간의 법칙.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는 1만 일을 직장에서 보냈다."

어느 날 문득 숫자를 세어봤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날부터 오늘까지. 1만 일. 내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이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흘러갔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그 속도로 내 인생도 함께 달려왔다. 돌아보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은데, 막상 멈춰 서니 그 시간의 무게가 꽤 묵직하게 느껴진다.

달리는 것에 익숙해진 삶

직장생활은 나를 달리게 만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 준비를 하고, 하루가 끝나면 내일을 준비한다. 그 반복이 쌓여 1만 일이 됐다. 어느 순간부터 달리는 것이 습관이 됐고, 멈추는 법을 잊어버렸다.

돈을 벌기 위해 직장생활을 한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인생 전부를 돈을 버는 데만 쓰고 나면, 그 끝에서 무엇이 남을까. 열심히 살았다는 뿌듯함도 있겠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직장인의 비애

솔직하게 말하면, 준비된 다른 무엇이 없다. 직장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직장 밖의 삶을 따로 준비할 여유도, 생각도 없이 달려왔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라"는 말을 들으면, 아마 아무 생각 없이 그만두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직장인의 비애다. 그런데 이 비애는 누가 만든 것일까. 회사가 만든 것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달려온 내가 만든 것이다. 직장인의 비애는 직장인 스스로가 만들고 있다.

이제는 속도를 줄일 때

1만 일을 달려왔다면, 이제는 조금 다른 속도로 걸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달리면서도 주변을 둘러볼 수는 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직장 밖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천천히 생각해볼 수는 있다.

그것이 이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달리던 속도를 조금 줄이고,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것. 작은 시작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마치며

1만 시간이면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1만 일의 직장생활은 나를 어떤 전문가로 만들었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갈까.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간다면, 그 답은 영원히 모를 것이다. 이제는 조금씩, 내 인생의 다음 챕터를 써내려가려 한다.